청소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뭣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다. 선물을 사고 예쁘게 싸지 않으면 크리스마스를 지내지 못 하듯이 청소는 마찬가지다. 집안 청소를 깔끔하게 해야 실제적이고도 의례적으로 깨끗할 것이다, 몸과 마음과 집은. 집을 청소하고 음식을 다 만들어 놓으면 사우나에서 목욕을 한다. 그걸로 일이 다 끝난 것이고 크리스마스의 의례적인 부분은 시작되는 것이다. (하긴, 청소와 사우나도 육체적인 의례적인 행동이다.)
평상시의 상태에서 의례적인 크리마스상태로 통과하는 데에 사우나는 아마 가장 중요한 것이다. 크리스마스뿐만 아니라 다른 때도 자아관찰로 그걸 봤다. 옆학과 친구들과 일주일 한두 번 헬스에 가곤 한다. 금요일이면 주말 앞서 사우나하는 데 좋은 날이겠지만 나의 몫인 집안의 주말청소를 안 했으면 절대 사우나를 안 한다. 그런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청소하기가 참 더럽게 느끼니까. 한국에 있었을 때 청소를 눈치를 보고 해야 했었다. 하숙방과 옆방과 같이 쓰는 부엌 겸 현관을 정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을 오래된 습관이기도 하고 그걸로 사는 곳을 얼마 정도 나의 곳으로 만들어 보기도 했다. 남의 눈으로 꼭 그렇게 보이지는 않았다. 주인할머니는 내가 무릎 꿇고 방바닥을 닦는 걸 보니까 킥킥 웃었더라. 그때부터 그의 눈을 피하고 그 일을 했었다. 옆방의 젊은 놈이 또 내가 청소하는 것을 보니 떠날 거냐고 물어보더라. 젊은 한국 남자들의 하숙생활 하는 모습을 좀 본 적이 있으니 이해 잘 가는 물음이었다. 불편한 물음도 아니고 공연하게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면 아무리 남자라 하더라도 뭔가 인간이 깔끔하게 살 수도 있다는 기회가 그 옆방 남학생한테 될 수가 있었지만 그냥 편하게 그 사람이 없을 때 청소를 했다. 청소해야 크리스마스. 부모댁에 가야 크리스마스. 사우나도 해야 크리스마스.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지내시길 바랍니다 Merry Christmas for every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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